‘기록하면 이뤄진다’는 책이 한 때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죠. 사실 이순신장군이 일본과 싸워 모두 승리를 하게 된 배경에는 역시 일기를 통한 깊은 사색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일기는 인생의 목격자이면서 동시에 증언자이기도 하죠. 기억은 퇴색되고 사라지지만 일기는 과거를 복원하는 가장 좋은 재료들이고요. 언어가 정신의 지문이라면 일기는 삶의 지문 같은 것일 겁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언어라는 재료를 사용해 자기만의 역사를 써나가는 것이 일기이니까요.

런데 대부분 사람들이 일기쓰기를 어려워하게 된 이유는 하루 일과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지 싶네요. 그러나 일기는 ‘시간의 기록’이 아닌 ‘사건의 기록’이기 때문에 하루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만 기록하면 될 겁니다. 그림도 좋고 낙서도 좋고 아니면 신문을 오려 붙이는 것도 일기 쓰는 한 방법일 테고요.

일기 쓰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백은 “일기를 꾸준히 쓰다보면 미래를 통찰하는 힘이 생긴다” 고 하더군요. 참, 일기는 언어라는 미싱을 통해 하루의 삶을 시침질하는 것과 같다 하니, 오늘부터 일기 한번 써보지 않으실는지요?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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