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복 광양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때  내걸었던 최우선 공약 중의 하나가 바로  임기내 '연 예산 1조원 달성' 이었다. 이는 현재 예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액수인데 현실성을 둘러싸고 임기초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 첫 의회 업무보고 때에도 자신의 선거 공약 이었던 예산 1조원 달성을 누차 강조했다.

그동안 광양시가 대체로 현상 유지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확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의 의도를 반영하듯 임기초 행정의 초점도 예산 몸집 키우기에 맞춰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정부정책과 연계한 사업 발굴 등을 위해  재정 확충 전담팀을 구성하는 계획이 마련됐다. 투자유치와 인구유입 목표와 함께 쓸모없는 토지나 도로 등은 가능한 팔고  공영개발을 전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도 속속 입안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예산 5200억 수준을 감안할 때 임기중인 4년 안에 1조원으로 맞추려면  한해 17% 이상 증액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쉬워 보이진 않는다. 또한  현재 5만명 수준인 광양읍의 인구를 4년 안에 10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 등도 실현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과도한 지방채 발행이나 자산 매각 등 무리수도 예상돼 의회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예산 늘리기가 지역경기와 시 행정에  활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으나, 무리한 수치 달성에만 급급할 경우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시각이 지배적이다. 모 의원은 “살림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적합한 예산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재 정 시장이 무리수를 두는 것 같아 심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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