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이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죄다 갈아치우며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필자는 영화 명량을 본 후 다시 난중일기를 펼쳐 읽었지요. 이 때 주목한 것은 영웅 이순신이 아닌, 육체적 고통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는 인간 이순신이었죠.

걸핏하면 고열과 두통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총탄에 맞은 상처 때문에 고통으로 밤을 지샌다’ 는 문장 앞에서는 정말 눈물을 훔치지 않을 재주가 없더군요. 그래서 도중에 몇 번이고 책을 덮곤 했지요.

필자 생각엔 영웅 이순신 보다 그가 쓴 일기를 통해 대면하게 되는 인간 이순신이 훨씬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거나 요즘 리더십 부재로 인해 허덕이고 있는 이때 이순신의 부활은 모두에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더군요.

“장수된 자의 의리는 忠을 좇아야 하고 忠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이순신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을 느끼네요. 참, 난중일기, 나중에 읽어야겠다고 미루지 말고 이참에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영화 ‘명량이 팩션(사실+허구)이라면 난중일기는 팩트거든요. 감동에도 오리지널이 있는데, 난중일기가 그렇지요. 이순신 장군에게 조금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면 난중일기를 읽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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