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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지난 초여름 사진동호회원들과 함께 여수 하화도 가는 배에 올랐다. 다들 중년을 넘긴 여인들은 배에 오르기 무섭게 셔터를 눌러댔다. 마치 덧없이 흘러 보낸 청춘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모습들이었다. 그녀들에게 있어 사진은 아직 남아 있는 후반전 인생을 버티게 만들어 줄 버팀목 같은 것이었다. 아름다운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몰두하고 아쉬워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나는 사진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외심을 품었다.
이날 우리가 찾았던 下花島는 동백꽃과 진달래가 섬 전체에 만발해 꽃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이다. 윗섬을 상화도, 아랫섬을 하화도라 명명하는 데,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하듯 곳곳을 누비며 섬의 속살을 카메라에 담고 또 담았다. 역시 도회지의 시간은 빠르고 거침없이 흘러가지만 이곳 섬의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그 느림 속에서 우리는 모처럼 자연의 시간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사진 백억선 작가 글 홍봉기 기자
바람(希)은 바람(風)일 뿐...그대, 무엇을 겁내는가!
그래, 인생은 바람이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온갖 것들을 다 바라(希)며 살아가지만 생의 종착역에 들어서면 그게 하나의 바람(風)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인생을 空手來空手去라고 말해도 萬水來萬手去 정신으로 살아간다. 그러니 생이 힘들 수밖에. 욕심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지만 없는 것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질 터. 아니 좋은 욕심도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여행 욕심도 그 중의 하나다. 대부분 사람들은 여행하면 제일먼저 돈 걱정부터 한다. 그러나 돈은 이차적인 문제일 뿐, 정말 중요한 것은 여행에 대한 절박한 심정이다. 절박하면 길이 열리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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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문지방을 넘어서는 일,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어렵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쉽게 문지방을 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당장 스마트폰 충전을 빵빵하게 하고 집을 나서보라. 가까운 공원을 걸어도 좋고 뒷산을 올라가도 좋다. 그렇게 걷다가 새롭게 만나는 물상들을 포착해 카메라 담아 두는 것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카슈라는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영원히 남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마음의 눈으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렌즈다"라고. 참으로 애석하게도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소중한 것들을 너무 많이 놓치며 살고 있다. 생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떠나고 싶다면 지금 떠나고, 사랑하고 싶다면 지금 고백하라. 내일은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법이니.../홍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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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바다의 주름
그 사이에
문어가 살고
새우가 살고
해초들이 산다
알고보면
그리움도 주름을 만든다
그 사이에
상처가 살고
한숨이 살고
눈물이 산다
홍봉기 詩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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