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다. 삼국유사에 보면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좀 남세스럽다고 고개를 돌리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뭐 어때서 그런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삼국유사 지철로 왕편을 보면 王陰長一尺五寸(왕음장일척5촌)이라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다. 지철로 왕은 신라 제22대 왕으로 성은 김씨(金氏), 이름은 지대로(智大路), 또는 지도로(智度路)이며 시호(諡號)는 지증(智證)이다. 시호를 쓰는 법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또 우리말에 왕을 마립간(麻立干)이라 한 것도 이 왕 때부터 시작되었다. 간은 왕을 나타내는 데 징기스칸(간)도 같은 의미다.

지증왕은 영원(永元) 2년 경진(庚辰; 500)에 왕위(王位)에 올랐다. 왕은 음경(陰莖)의 길이가 너무 커(거의 45센티) 배필을 얻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자(使者)를 삼도(三道)에 보내서 배필을 구했다. 사자(使者)가 모량부(牟梁部) 동노수(冬老樹) 밑에 이르니 개 두 마리가 북만큼 큰 똥덩어리의 양쪽 끝을 물고 싸우고 있었다.

사자는 그 마을 사람을 찾아보고 누가 눈 똥인가를 물었더니 "이것은 모량부 상공(牟梁部相公)의 딸이 여기서 빨래를 하다가 숲속에 숨어서 눈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그 집을 찾아가 살펴보니 그 여자는 키가 7척 5촌이나 되었다. 이 사실을 왕께 아뢰었더니 왕은 수레를 보내서 그 여자를 궁중으로 맞아 황후(皇后)를 봉하니 여러 신하들이 모두 하례했다.

당시 남근은 복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지철로 왕은 보통이 아니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요즘 길거리에 부착된 현수막을 보면 남근확대 수술에 대한 광고가 남성들의 눈을 자극하기도 한다. 여자들이 평생 미인 콤플렉스에 빠지듯 남성들은 남근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 겉으로는 아닌척 하지만 속으는 불만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대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남근의 크기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도 자꾸 지철로왕이 부러운 이유는 뭘까...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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