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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두(機頭)라는 마을 이름이 재밌다. 마을 이름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피식 웃기도 한다. 왜냐하면 남근을 뜻하는 귀두(龜頭)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두 마을은 ‘베틀 머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청동기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된 점으로 미뤄볼 때 이미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1336년 순흥안씨가 정착했고 1706년에는 김해김씨가 입촌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1972년 고속도로가 베틀머리 부분으로 건설되면서 마치 자동차가 오가며 베를 짜는 모습처럼 보여 이름값을 하는 마을로 알려지고 있다.
이 마을 정자 앞에는 160년이 넘는 모과나무가 한그루 자라고 있다. 중국이 원산지인 모과나무는 2000년 전부터 열매를 약제로 사용해 왔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모과나무를 심기 시작했지만 과일이면서도 과육이 석세포로 돼 있어 생식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과일대접을 받지 못했다. 모과란 이름은 중국 이름 목과(木瓜)가 발음하기 편한 모과(木瓜)로 변한 것으로, 나무[木]에 참외 같은 열매[瓜]가 달린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조사된 모과나무 중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83호인 충익사 모과나무가 500년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과육을 생으로 먹을 수는 없지만 차, 잼, 과일주는 물론 기침과 가래를 삭이는 데는 모과차를 으뜸으로 치고 있다. 이 밖에 나무의 재질이 붉고 치밀하며 광택이 나기 때문에 고급 가구재로 사용되는 등 보기보다 모과는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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