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옥곡 국사봉 편백숲을 찾았다. 국사봉에 이렇게 아름다운 숲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꽤나 많지 싶다. 필자 역시 그랬으니까. 다들 알고 있다시피 편백(扁栢)나무는 회목(檜木)이라고도 불리우는데,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내 뿜는다해 더욱 유명해진 나무다. 피톤치드는 영어 phytoncide의 일본식 발음이다. 서양인은 파이톤싸이드라고 발음한다. 피토(phyto)는 식물이란 뜻이고, 치드(cide)는 "죽인다", "죽이는 약"의 의미이다.

피톤치드는 러시아의 한 삼림학자가 다년 간의 연구와 경험 끝에, 식물들도 나름대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독성물질을 내뿜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런 물질들을 총칭해서 붙여 둔 용어이다. 이 어원이 말해주듯 이 방향물질은 인체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숲 속에 서식하고 있는 새를 몰아낸다. 숲 속의 방향물질이 벌레를 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들을 잡아먹고 사는 새들의 서식을 막는 것이다.

침엽수 중에서도 피톤치드 함유량은 편백이 단연 으뜸이다. 100g당 소나무가 1.7㎖, 전나무 2.9㎖, 삼나무 3.6㎖인데 비해 편백나무는 5.0㎖나 된다. 그러잖아도 요즘 힐링 열풍을 타고 편백나무 숲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 때는 장성군 편백숲이 유명해 한 번쯤 들리는 명소로 손꼽히고 있는데, 옥곡 국사봉 편백숲 역시 이 못지않다. 편백숲 입구에는 드문드문 와상을 설치해 삼림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누구나 맘놓고 쉴 수 있다.

물론 흠이 있다면 계곡이 없다는 것이지만, 큰 생수병 하나와 김밥 한 줄, 그래도 아쉽다면 막걸리 한 병 가져가면 신선 부럽지 않는 호사를 누릴 것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몸과 마음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이 때, 옥곡 편백 숲은 다시 한 번 소진된 마음의 기력을 재충전 해 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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