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것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고 아름다운 것들은 또 다 그렇게 흘러가게 마련이다. 이상하게도 사람의 기억력은 자기도 모르게 왜곡을 겪게 된다. 특히 오래된 추억을 복원할 때는 더욱 그렇다. 하긴, 추억은 또 그렇게 각색이 되어야 더 아름다운 법 아니겠는가. 광양 제철소가 건설되기 전의 금호 앞바다는 철따라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던 황금어장이었다.

특히 겨울철 김(해태)은 섬 주민들의 생계를 이어주는 소중한 자원이었다. 요즘이야 기계로 쉽게 김을 생산 하지만, 그 당시는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해결해야 했다. 바다에 가서 김을 채취해 오는 것부터 시작해 씻고 말리는 전체의 과정이 그랬다. 당시 김값은 아주 비싼 편이라 육지에서 수시로 장사꾼들이 섬으로 물건을 팔기 위해 드나들었다.

대부분이 물물교환이었지만, 어린 아이들은 새 옷이나 운동화를 사달라고 부모님께 떼를 쓰곤 했다. 특히 김생산작업은 가족전체가 달라붙어야 할 수 있는 가족집약공동체형 노동이라 가족간의 정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일손이 바쁠 때는 더러 결석을 하기도 했지만, 일하기 싫었던 아이들은 할 수만 있다면 오랫동안 학교에 머물고 싶어 하기도 했다. 사진은1977년 1월에 김을 채취하고 말리는 모습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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