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맘을 설레게 하고 꽃은 눈을 황홀케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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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꽃 이야기 빼면 넋두리만 남는다고 했는데, 딱히 그 말을 반박할 재주가 없더라. 바람에 하롱하롱 떨어지는 꽃잎을 보노라면 짧은 한순간의 봄날이 그렇게 애처(愛悽)러울 수가 없더라. 어느 스님은 봄을 이렇게 읊었더라.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春光無處不開花 (춘광무처불개화) 세속과 청산 그 어디가 옳은가. 봄볕이 있는 곳에 꽃피지 않은 곳이 없구나. 나도 모르게 수긍이 되더라.
여전히 남도의 산천은 꽃들의 花르가즘으로 뜨겁더라. 이를 가리켜 화란춘성(花爛春盛)이오,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고 불렀더라. 꽃잎 하나가 떨어지면 봄도 지고 벌레들이 슬프게 운다는 사실을 당신도 알고 있더라. 꽃잎은 봄의 문장, 그 문장을 해석할 수만 있어도 당신의 봄은 헛되지 않겠더라. 나도 생각 같아서는 봄을 좀 더 붙잡아두고 싶은 심정이더라. 아니, 겨우내 구겨진 내 마음을 탈탈 털어 저 화려한 꽃나무 위에 걸어두고 싶더라.
지금 내 춘정의 마음은 뜨겁기만 하더라. 이런 환장할, 이런 염병할 봄 때문에 정말 美致겠더라. 밤낮없이 황홀경에 취하다간 내가 먼저 쓰러지겠더라. 그래서 사진쟁이들은 봄과 수정(受精)하고 싶어 저렇게 정신 나간 사람처럼 들판을 쑤시고 댕긴 갑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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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詩 홍봉기
이러다간
앞산 뒷산에 핀
하얀 벚꽃 다 저불것소
어디 내 기다림이라고 해서 영원할랍디요
홀로 산길을 걷다가 만난 분홍빛 진달래
그저 당신이 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
워매, 당신이 도착하기도 전에
저 꽃들 다 저불것소
긍깨로 싸게싸게
서둘러 오란 말이요
뭔 말인지 알아묵것지라
내 愛간장 다 녹기 전에
싸게싸게 오란 말이요.
참, 나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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