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기(舍利器)란 말 그대로 부처님이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서 열반에 든 후 그 유해를 화장하여 나온 사리를 담아놓은 그릇을 말한다.

사리(舍利)란  ‘몸’을 가리키는 산스크리트어 샤리라(Sharira)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체(死體)를 화장하면서 응고되어 나오는 여러가지의 유골을 뜻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석가모니가 입적 하시고 화장 후  다비를 모실 때 그 유체에서 나온 유골, 뼛조각, 이빨, 뼈와 유사한 조각 등을 모두 '불사리'라 하는데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사리'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들자 제자들은 스승의 유훈에 따라 다비를 했고, 이때 다량의 유골을 수습했다.

이 유골이 바로 불교 역사에 첫 등장하는 사리이다.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뼈나 그 결정체를 진신(眞身)사리라 하였고, 부처님이 설법한 내용을 기록한 경전은 특별히 법신(法身)사리라 하여 사리와 동일하게 취급되었다. 사리갖춤은 통일신라시대까지 사찰에서 신앙의 중심이 되었던 스투파(탑)에 모셔졌던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사리기와 공양물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사리장엄구 가운데 사리그릇은 금, 은, 동, 유리, 수정, 곱돌[蠟石], 나무 등으로 그 종류가 다양하며 3겹, 4겹, 5겹에 이르기까지 포개어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사리장엄구의 형태는 각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형 또는 방형의 합(盒)·함(函), 항아리 또는 병, 사각 또는 팔각의 당탑형(堂塔形), 그릇을 거꾸로 엎은 듯한 복발형(覆鉢形)의 용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리 안쪽에 놓이는 사리기일수록 더 좋은 재료를 쓰게 되며 가장 안쪽의 그릇은 대체로 녹색의 유리나 수정으로 만든 병이 그 역할을 담당하였다. 광양에서 출토된 금동팔각사리기는 그 모양이 소박하면서도 세련미를 가지고 있어 예술적인 가치가 높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반출되는 바람에 지금은 동경대박물관 소장돼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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