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쓸모가 없는 사람이나 물건을 가리켜 우리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고 부르지요. 그러나 엄격하게 말한다면 무용지물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 쓰임세가 문제일 뿐이죠. 예를 하나 들어보죠. 아무리 아름다운 장미꽃이라 할지라도 만약 보리밭이나 고구마 밭에 핀다면 그야말로 잡초가 아니고 무었이겠는지요. 그런 뜻에서 보면 무용지물이란 적재적소의 문제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인기 있는 역사드라마 정도전만 해도 그렇죠. 그가 이성계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니 이성계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조선의 개국은 힘들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지요. 그러므로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나 물건을 적재적소에 알맞게 배치하는 능력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흔히 말하는 조직의 힘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바로 인재(人才) 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다는 뜻에 다름이 아닐 테고요. 그렇지 못 할 때 인재(人才)는 인재(人災)를 불러오게 마련아니 겠는지요. 사람사는 이치가 대부분 그럴지도 모릅니다. 어떤 그릇은 금그릇인데 걸레용도로 쓰이기도 하고, 또 어떤 그릇은 걸레 그릇인데 금그릇으로 쓰이는 모순을 범하기 쉬운게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닐는지요.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