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地圖) 덕분에 중세 유럽은 더 많은 식민지를 개척하게 되었다. 만약에 지도가 없었다면 항해는 물론, 지리적인 발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도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라고 하지만, 그 보다 미지의 세계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호기심이 만들어낸 발명품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는 기원전 1300년경에 만들어진 이집트의 금광 지도가 최초의 지도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세계 지도는 기원전 669년경 고대 그리스 시대에 아낙시만드로스라는 철학자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물론 그 때는 신대륙이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아메리카 대륙이나 오세아니아 대륙은 빠져 있다. 지도는 어떤 공간을 기호로 나타낸 것으로, 주로 지구의 표면 전체 또는 부분을 일정한 비율로 줄여 평면에 그린 것이다. 국경지도, 종교지도, 역사지도, 전쟁지도 등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 여러 종류의 지도가 있다. 이런 지도는 동서양 국가 모두가 귀중하게 여겨 국가에서 철저하게 통제하고 관리하기도 했다.

1402년에 제작한 조선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당대 동아시아의 지리정보를 망라하여 제작한 세계지도로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1730~1740년도에 그려진 ‘광양현지도’ 역시 사실적인 묘사는 물론 아름다운 미적가치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산과 강 그리고 중요 관청을 정확하게 표시한 모습 등이 다소 이색적으로 보인다. 지도(地圖)를 따라 동서양의 문화가 넘나들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도(地圖)야 말로 문명을 꽃피우도록 안내해 준 지도(指導)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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