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에 위치하였던 섬진진은 하동과 연결되는 가장 큰 규모의 군사 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鎭)군사상 중요한 지역에 설치한 지방 행정 구역을 이르는 말인데, 진상면에는 섬거역이 있었고, 다압면 신원리 원동에는 섬진원이 있어 섬진나루는 전라도와 경사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문헌상 섬진진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는 것은 임진왜란 때이다.

湖南鎭地에 의하면 '처음 섬진에 군사를 배치한 사람은 이충무공으로 섬진의 건너쪽인 두치(豆恥:섬진강)에 조방군(助防軍)을 두어 이곳을 지키게 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희양지(曦陽誌)에 "임진왜란 후인 1603년 통영에서는 이곳에 도청(都廳)을 설치하고 군사를 뽑기 시작하였으며, 정식으로 수군진을 삼은 것은 1705년으로 이곳에 종8품의 별장을 두었다"고 하였다. 이 별장의 직급을 언제 높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지도서’에는 종6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섬진진에는 성이 축조되지는 않았으나 희양지에 "서해관(誓海館)"이란 집무청 및 창고 6채와 아사(衙舍)오 등 8채의 집이 있으며, 병선으로는 방선 2척, 사후선(伺候船) 2척이 있었다. 또한 당시의 주둔군은 359명이었으며, 진(鎭) 주변에는 민가 88호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록 당시 鎭은 폐쇄되고 없었으므로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를 가리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鎭이 폐쇄되기 이전인 1895년 이전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현재 진지(鎭址)의 유적상황을 살펴보면 수월정유허비 주위에 별장들의 공적비를 세웠던 것으로 추정되는 비의 좌대 4기가 남아 있다. 또한 아사(衙舍)와 내아(內衙), 진창과 작청, 군기, 장청, 성황당 터와 배를 묶는데 사용하였다는 선돌바위가 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조들의 넋을 생각해 본다면 이곳을 한번 둘러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 싶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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