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더구나 이틀 후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다. 비단 설 같은 명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마다 풍습과 문화는 다르지만 색다르고 다양한 설 풍경들이 있다. 

 그 명칭은 다르지만 의미만큼은 국경이 없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아시아의 5개국의 설 명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중국

 중국에서는 설을 춘절이라고 한다. 대규모 귀성객이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는 등 한국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내는데 국토가 방대하기 때문에 보통 1주일 이상을 휴일로 한다. 춘절은 중국 민간 전통명절로 음력 정월 초하루를 일컫는 용어이며 일 년 중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한, 좡, 부이, 둥, 조선, 흘료, 야오, 쉐, 징(京), 다우르 등 민족은 모두 춘절을 쇠고 있다. 춘절의 역사는 유구하여 은상(殷商) 시기 연말연시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활동에서 기원되었으며 관련된 전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한무제가 음력을 사용한 이래 중국은 대대로 24절기중의 입춘일(立春日)을 춘절로 삼았으며 음력 정월 초하루를 신년이라고 하였다. 입춘(立春)은 가장 빠른 제천(祭天)으로 농업신과 봄의 신에 제사지내고 소를 채찍질하며 풍년을 빌던 날짜였다.

 신해혁명에 의한 중화민국 성립 후 정부는 전통적인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채택하며 신년의 경축활동을 금지시켰으나 민간에서는 이를 계속 지켜왔다. 위안스카이(袁世?, 원세개)의 집권기간 그레고리력에 의한 양력 1월1일을 신년 원단(元旦)으로 정하며 음력 정월 초하루는 춘절이 되었으며 문화혁명 기간 중에는 춘절기간의 휴가를 억제하기도 하였으나 1980년 다시 휴일로 지정되었으며 국가급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일본

일본의 설 (일본어: お正月 (おしょうがつ))은 양력 1월1일(메이지 유신 이전에는 음력1월 1일)이다. 이날 일본 사람들도 조니 (일본어: ?煮)라고 불리는 떡국을 먹는데, 한국의 떡국과는 달리 찰떡을 사용하며, 국물도 간장국이나 된장국을 사용한다. 또한 한해동안의 무사안녕을 위해서 새옷을 입고 신사에 가서 참배한다. 일본의 국법으로는 설날 연휴가 1월1일에서 1월3일까지이다.

 이날 일본은 상록수인 소나무와 생명력이 강한 대나무로 만들어져 건강하게 오래 장수하라는 기원을 담은 가도마쓰(門松)를 세운다. 가도마쓰는 새해 아침에 집 대문 앞 또는 현관 입구에 놓여지는데, 최근에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가도마쓰의 장식도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 또한 시메카자리(금줄장식)라는 장식을 통해 악귀를 쫓고 오토시다마라는 한국의 세뱃돈과 같은 풍습이 있다.

 요리로는 오세치라고 해 옛날에는 어느 집이고 설을 위해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백화점 식료품 매장에서도 살 수 있다. 오세치 요리는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단맛을 많이 내서, 젊은이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음식물에 대한 기호의 변화와 냉장고의 보급에 따라 오세치 요리는 점차 모습을 감추어가는 추세이다.

태국

쏭크란은 우리나라의 설 명절과 같은 의미로 ‘지나간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쏭크란 축제가 열리는 기간은 1년 중 태양이 태국의 정중앙을 지나는 때로 가장 더운 시기에 해당한다.
러이 끄라통(Loi Krathong)과 함께 타이를 대표하는 문화 축제로 ‘물의 축제’라고도 한다. 타이력(曆)의 정월 초하루인 송끄란을 축하하기 위해 매년 4월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타이 주요도시에서 열린다. 송끄란(Songkran)은 산스크리트어(語)에서 유래한 말로 '이동', '장소 변경'을 뜻하며, 이날 태양의 위치가 바뀐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날새 또는 물고기 방생(放生)과 행인들끼리 물뿌리기, 미인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지역 형편에 따라 행사 기간과 내용은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다.

 쏭크란은 특히 한국의 설과 엇비슷하다. 그 행위에 구성원들의 화합과 어른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도 그렇고, 대부분의 태국 주민들 역시 귀성길에 오른다.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방콕의 거리들도 이 기간 만큼은 문을 닫은 한적한 모습이다. 모처럼 한적해진 도심 일부에서 여유롭게 물장난은 펼쳐진다.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 치앙라이, 수코타이, 후아힌 등 전국 각지에서 4월 중순을 기점으로 축제는 열리는데 그 시기와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1940년까지 4월13일이 정월 초하루인 자체 달력을 사용한 타이에서 쏭크란축제는 방콕을 비롯한 카오산로드 치앙마이 아유타야 핫야이 넝카이 등 타이 주요지역에서 열리는 데 특히 치앙마이 축제가 유명하다. 치앙마이는 란나타이 왕국의 수도였는데 쏭크란축제는 타이족이 세운 란나타이 왕국에서 거행한 새해맞이 행사에서 시작되어 타이 전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축제는 사찰에 대한 공물 바치기를 비롯하여 집안대청소, 가장행렬의 가도행진, 미인선발대회 등 각 지역 특색에 맞춰 진행된다. 특히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축복한다는 뜻으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데 특히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베트남

베트남의 구정은 1년 중에서 가장 큰 명절이다. 구정을 준비하는 일은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베트남의 모든 가족들에게 가장 바쁘고 중요하다. 어떤 가족이든 집을 청결히 하고, 집을 수리하고나 칠을 다시하며 조성의 묘에 성묘하고, 벌초를 하기도 한다. 또한 가족들은 새 옷과 신발, 장신구들을 장만한다.

 구정의 음식은 평상시보다 고급으로 장만한다. 그중에서 바잉쯩, 파, 조 짜는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음식들이다. 그외에 생활용품들이나 구정을 위한 그림과 족자를 구입하기도 하고 도시의 경우는 귤나무나 복숭아 가지를 준비한다. 설날이 가까워 올 수록 모든 상품의 가격이 올라간다. 그리고 거의 모든 회사, 상점, 대형 유통 매장들이 문을 닫는다. 새해 첫날 아침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 아주 한적하다.

 새해의 활동은 10시 경이 되어야 시작되는데 자신의 집에 누가 먼저 설날을 축하하러 오나 들뜬 마음으로 지켜보며 처음 방문한 사람을 쏭냐한 사람이라 한다. 첫 째날은 부모가 사는 집에서 지내야 하고, 만약 한 가족일 경우 친가쪽 조상의 제사를 모시는 집으로 가서 함께 제사를 지낸다. 둘째 날은 외가쪽에서 구정을 지낸다. 셋째 날은 집에서 손님을 맞거나 새해인사를 드리러 간다. 모든 사람들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고 큰소리 나는 것을 피하며 상스러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른들은 세뱃돈을 넣은 빨간 봉투를 미리 준비하여 새해 처음 만나는 손자 손녀들이나 친분이 있는 사람의 자녀에게 나누어 준다. 보통 관공서는 3일을 쉬고 일반 가족들은 5일, 상업을 하는 사람들은 약 9일 일부의 농천에서는 15일 동안 명절을 지낸다.

인도

‘빛의 축제’인 디왈리는 힌두교 3대 신 ‘비슈누’의 화신인 라마왕(god lord ram)이 사악한 라반왕(king ravana)를 무찌르고 무사 귀환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다양한 설화에 뿌리를 둔 디왈리는 힌두교, 자인교, 시크교 등등 인도 전통 종교에 의미있는 날인 동시에 집안을 불빛으로 장식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다. 이날 전 세계 힌두교인, 자인교인, 시크교인들은 선이 악을 물리친 것을 상징하는 등잔을 들고 축제를 즐긴다.

 디왈리는 힌두교 달력 기준으로 8번째 달이 시작하는 날이다. 보통 10월18일부터 11월10일 사이에 있다. 한국에는 설이, 서양에는 크리스마스가 그렇듯 인도의 디왈리는 쇼핑몰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기이다.

 인도계 피지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람바사에도 집집마다 화려한등으로 치장을 한다. 5일간 계속되는 축제기간동인 대부분의 상점들이 세일을 하며 축제가 시작되는 첫날은 모든 상가와 상점들이 문을 닫기 때문에 혹시 관광을 갈 일이 있다면 전날 미리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놓는것이 좋다. 상점 주인들은 성점 현관문 바닥을 페인트로 새로 칠하고 해가 떨어지면 마치 우리나라에서 고사를 지내는 것처럼 향을 피우면서 조촐한 의식을 진행한다. 그 의식의 의미는 각자 바램을 기원하기도 하지만 금전적인 부분의 부유를 기원하기도 한다.

 “악귀야 물러가라”하는 의미로 폭죽을 많이 터뜨리며 축제 기간 내내 사방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소리로 무척이나 시끄럽다.

조찬현 기자  pittzzang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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