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聞닫으면 평화요 文닫으면 해탈인데

홍봉기 기자
승인 2014.01.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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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찾아 올 때가 많은 법

‘테크놀로지’를 발음 할 때마다 묘한 생각이 든다. 마치 ‘데꼬 놀리지(?)’가 연상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첨단 기계들이 우리들 마음을 얼마나 대책 없이 잘도 데리고 노는지 모른다. 한 마디로 우리들 삶을 들었다놨다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지금 우리는 무방비 사태에서 기계들의 역습에 무차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행복은 대부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로 찾아올 때가 많다.

눈 내리는 날 시골집 사랑방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까먹던 군고구마는 어찌도 그렇게 맛이 있던지... 요즘 사람들이 그처럼 호들갑떠는 웰빙이라는 삶도 알고 보면 옛날 것에 대한 향수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렇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예외 없이 소박한 것을 찾게 되는 법이다. 주말만 되면 시골을 찾아 떠나는 도회지 사람들 모습이야 말로 아날로그적인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겨울철 강원도 산천어 축제가 그처럼 인기가 높은 이유도 아날로그가 주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그 곳에는 그 어떤 첨단적인 기계나 놀이 시설이 없다. 다만 얼음을 깨고 낚시만 하면 끝이다. 이게 바로 아날로그의 힘이기도 하다. 내가 스스로 자연과 하나 돼 뭔가 할 수 있다는 것, 거기에 사람들은 마약처럼 빠져드는 것이다. 백억선 작가가 찍은 이 사진 역시 아날로그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금방이라도 옆집 순이와 철수가 이름을 부르며 싸릿문을 열고 들어 올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