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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고삐에 묶여 있는 황소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될 때가 있다. 다시 말해 저 황소의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과 같다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는 다 자본주의라는 고삐에 묶인 채 그렇게 자기 몫의 인생을 살아가지 싶다. 때로는 고삐 줄이 좀 넉넉했으면 싶고, 또 저 산 너머에는 얼마나 드넓은 초원이 있을까,를 꿈꾸며 현실의 초원에 불만을 품을 때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고삐줄이 너무 길다 보면 그 줄에 오히려 자신의 발과 목이 묶여 자기 몫의 풀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황소를 종종 목격할 때도 있다.
그렇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소유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기계가 됐건 아니면 재물이 됐건, 70%는 쓰지 못한 채 남겨둔다고 한다. 잠시 보관 중인데도 내 것 인양 착각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는 셈이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소유하고 있는 스마트폰만 해도 그렇다. 그 많은 기능이 있지만 결국 사용하는 것은 고작 몇 가지 기능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만 살짝 바꾸면 인생은 또 그런대로 아름다운 법이다. 생각이라는 프리즘에 따라 밝고 어둠이 교차하는 것일 뿐, 삶의 본질은 언제나 제 자리에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비록 고삐에 묶였지만, 배고프지 않을 만큼의 먹이와 고개만 들면 바라 볼 수 있는 푸른창공과 밤하늘의 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2014년에는 내 고삐의 길이가 짧은 것 때문에 한탄하지 말고 먼저 고삐의 길이가 제공해주는 공간을 충분히 누리면서 감사하는 삶을 산다면 어떨까 싶다. 그래봐야 백보 오십보 차일 테니까 말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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