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풍요로움이 넘쳐나고 있다. 대중들이 삶의 가난함과 초라함을 견딜 수 있는 이유도 말이 만들어 내는 희망 때문이다. 물론 말의 의미와 삶의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말은 관념이며 삶은 현실인 까닭이다. 그래서 말의 아름다움과 삶의 쓸쓸함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하긴 말이 주는 위로가 없다면 삶은 얼마나 견디기 힘들지 가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상에는 기분을 좋게 하는 말과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말이 있다. 그런 뜻에서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은 보편적인 진리로 볼 수 있겠다. 말이란 내 뱉는 순간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그래서 기분 좋은 말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지지만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말이 물리적인 폭력보다 훨씬 오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가 가능하지만, 말의 상처는 두고두고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법이다. 흔히 사람들 입을 가리켜 口禍之門 즉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口福之門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사람의 죽고 나는 것이 세 치 혀에 달렸다는 말은 보편 타당한 진리이지 싶다. 말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레토릭(rhetoric:수사학)에 있는 게 아니라 신세리티(Sincerity:진정성)에 있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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