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촉장(委囑狀)

간혹 홍보대사를 위촉한다는 말을 접하게 되는데, 이 위촉이라는 한자가 보기보다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양시도 이번에 달인 김병만을 '2012년 광양월드아트거커스패스티벌' 홍보 대사로 위촉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위촉이라는 한자를 한 번 뽀개 보자. 먼저 위(委) 자는 맡긴다는 뜻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위(委) 자가 벼 화(禾) 자에 여자 녀(女)자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곡식은 여자가 맡아서 관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집안 살림은 여자에게 맡겨야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부탁할 촉(囑) 자다. 이 글자는 입 구(口) 자에 무리 속(屬) 자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부탁을 한다는 것은 '자신을 무리에서 빼지 말고 소속' 시켜 달라는 간청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무리' 또는 '소속하다'는 뜻으로도 함께 쓰인다. 그리고 잘되기를 기대하고 바란다는 뜻의 촉망(囑望)을 나타날 때도 부탁할 촉(囑) 자가 쓰이고 있다.

사실 누군가에게 무엇을 부탁하기 위해 맡긴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위촉장은 주로 유명한 사람들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그들이 말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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