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痴呆)

치매환자로 고통 받는 가정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 확실한 것은 농경시대였던 과거 보다 첨단시대를 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 많은 치매가 발생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할 점이 많다. 치매(痴呆)라는 한자를 분석해 봐도 대충 윤곽은 살펴볼 수 있다.

물론, 치매라는 말이 공식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에는 노망(老妄)이라는 말로 주로 불리기도 했다. 노인이 되면 망령이 든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치매와 비슷한 증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오늘날처럼 그렇게 광범위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치매란 한자는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 분석해 보자. 먼저 어리석을 치(癡) 자를 파자해 보면 이렇다.

병들 역(疒)에 의심할 의(疑)자로 돼 있다. 혹은 어리석을 치(痴)로도 함께 쓰이는 데 이 역시 알고 있던 지식(知)이나 기억력이 병들었다는 뜻이다. 아닌 게 아니라 치매는 기억력의 혼란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거나 아니면 엉뚱한 행동과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어리석을 매(呆)자는 입 구자에 나무목이다. 뭔가 앞뒤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 구자는 땅이나 공간으로도 볼 수 있다. 나무가 땅으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거꾸로 돼 있듯이 어리석다는 것 또한 앞뒤 구분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살구나무 행 또는 은행나무 행(杏)자는 나무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알수 있다.

하지만 어리석을 매(呆) 자에 사람인 자를 갖다 붙이면 보전할 보(保) 자가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있다면 얼마든지 치매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치매는 사람들의 돕는 손길이 필요한 병임에는 틀림없다. /홍봉기 기자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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