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마태복음20장은 천국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한 사회적 기업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른 아침, 한 포도원 주인이 하루 품삯으로 한 데나리온씩을 주기로 하고 일꾼들을 포도원에 들여보낸다. 이 주인은 그 후에도 오전 9시와 정오, 오후 3시와 5시에 장터에서 놀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불러와 일을 시킨다. 오후 6시에 모든 일을 끝내고 일꾼들에게 품삯을 주는데 가장 늦게 와서 불과 1시간 정도 일한 사람에게도 이른 아침부터 나와 일한 사람과 동일한 금액을 지급한다.
이 주인은 포도원 경영의 효율성만을 위해 일꾼들을 부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꾼들에게 품삯을 주기 위해 포도원을 경영한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원리이며 사회적 기업가의 자태이다. 이 주인이 포도원을 경영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렇다. 이런 가치관을 가진 기업가들이 많은 사회는 생명력이 넘치는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수단으로 여기고, 어떻게 해서든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자세로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들만 있는 사회는 살벌하고 잔인한 사회, 병들고 죽은 사회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기업인들은 최대의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수단으로서 노동자를 고용하지만 사회적 기업인은 고용하는 그 직원들의 삶을 위해 기업체를 운영한다. 사실 이렇게 하면 이윤을 남기는 속도는 조금 늦어지고 효율성은 급하게 성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기업에 속한 모든 노동자들은 자신이 속한 회사를 가족의 품같이 여기고 책임감 있게 일하게 될 것이고 결국 그러한 노동자의 자세는 그 기업을 건강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러한 경영 정신은 사회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가정의 안정을 이루는 귀한 기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사회 전체가 그 기업에 대하여 신뢰하게 되어 기업이 성공하고 그로 인해 사회전반이 아름답게 변하는데 기업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1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의 사장이 추구하는 가치가 100명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뽑아내는 데에만 있다면 그 기업가가 사람을 대하는 기준은 효율성이며 100명의 직원들의 가치는 이윤을 만들어내는 100개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업가 한사람이 100명의 직원들을 고용하는 이유를 이윤추구에만 두지 않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두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 직원들의 수고를 진정으로 인정해주고 그 대가로 충분한 임금을 지급하여 직원들의 가정이 의식주, 문화생활, 자녀교육, 노후문제까지 안정된 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배려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직원들은 그 회사에 다니는 것 자체를 행복으로 여길 것이다. 직원들의 아내들은 남편의 직장을 또 하나의 가정으로 여길 것이다. 직원들의 자녀들은 세상이 치열한 경쟁과 이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지 않고 따스한 사랑이 있는 가정과 같은 공동체라는 의식을 어려서부터 가지게 될 것이다.

김태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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