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광양…소비는 타지역 ‘아쉬움’

스쳐지나가는 관광에서 체류형 관광으로 개발돼야
올해로 12회를 맞이하는 광양매화문화축제가 축제는 광양에서 열고 소비지출은 인근 지역에서 이뤄져 남의 논에 물대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매화문화축제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지막 날인 16일 하루만에 20만명의 관광객이 집중됐으며 전체 110만명의 관광객이 광양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축제현장인 다압면에는 이러한 관광객들의 소비활동이 지역경제창출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음식, 숙박, 유흥, 쇼핑 인프라가 열악해 매화의 절경과 각종 행사는 다압면에서 즐기고 식사와 숙박, 쇼핑 등은 섬진교만 건너면 얼마든지 가능한 인근 하동읍으로 빠져나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축제기간동안 하동읍의 할인마트와 식당가 등을 방문 조사한 결과 평소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가 주인들은 이러한 매출이 축제기간이 끝나도 개화시기동안 꾸준히 이어진다고 전했다.

반면, 축제현장 인근의 지역 소재 식당은 10개 안팎. 대부분 참게탕 등의 메뉴를 일률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 행사를 위해 지역주민특산품 판매장 3군데, 식당 5~6군데를 운영했지만 많은 관광객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었으며 행사기간 동안 급조된 간이식당들과 노점상 난립으로 가격과 질, 위생상의 문제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끼치기도 했다. 또한 매화, 매실과 관련된 다양한 음식이 없어, 매화축제만의 음식특색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축제현장을 방문한 외부 관광객들에게는 축제 주최자인 광양의 매실이나 숯불구이 보다는 섬진강 재첩국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또한 축제 기간이 끝나면 이러한 부스들은 일제히 정리돼 3월 내내 다압면을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와 지역민 소득증대를 위해서 특산물 판매부스 및 식당운영 부스만이라도 연장해서 사용 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제대로 된 숙박시설은 전무한 상황이고, 이런 것들이 이뤄질 수 있는 중마동이나 광양읍까지는 연계 관광코스 개발 미흡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매화축제를 통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위해서는 기반 시설 구축과 매화문화축제가 광양지역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다양한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시청 상황실에서 이뤄진 매화축제 평가보고 결과에 따르면 교통, 식음료, 숙박 등의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쇼핑비가 증가하긴 했으나 여전히 지역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기념품 등이 적고 매실상품의 경우 매실생산농가가 직접 제품판매에 참여할 수 있는 규격화된 포장과 용기, 판매지도 등의 체계가 없다보니 지역주민 소득 창출에 기여도가 떨어진다.

정현완 매화문화축제부위원장은 “인근 하동읍의 산골매화축제만 가더라도 관광객들 전체가 돈을 많이 소비 하는게 눈에 보여 이와 비교했을 때 매화문화축제가 매우 아쉬웠다”며 “매실농가가 특산품 판매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상품 포장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제품 규격화와 평준화된 가격 등이 제시되면 현재 판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특정 상표뿐만 아니라 생산농가 모두가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이 토속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특성 있는 음식점과 저렴한 메뉴 개발, 완화된 인허가, 판매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음식점과 숙박시설 또한 하천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분히 신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어 “이번 매실특구 지정 목적은 시설 규제 완화로 숙박업소 등이 들어서게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집중 검토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식당과 숙박업소 등의 편의시설 부족은 매년 겪고 있는 문제점으로 이번 특구 지정으로 매화축제가 스쳐지나가는 관광에 그치지 않고 체류형 관광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압면에 국한되지 않고 광양시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 관광상품 개발로 농사는 광양에서 짓고 수확은 인근 지역에서 해왔던 모순이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화문화축제 현장 ‘교통대란’심각

“주차장 부족과 정체 현상 큰 문제”
광양매화문화축제위원회가 지난 7일 시청 상황실에서 제12회 광양매화문화축제 결산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2억1천만원의 보조금 집행에 대한 감사 보고와 축제의 전반적인 평가사항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감사 보고 결과, 예산 집행 내역으로는 시비 2억원과 도비 1천만원 중 시스템 및 행사장 정비, 운영 및 행정, 홍보 등이 887만원 정도 예산보다 추가 지출됐으며, 공연 및 행사비로 887만원이 절감돼 예산과 지출액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화장실 렌탈비 450만원은 매년 소요되는 지출로 고정시설 설치가 요구되며, 셔틀버스의 경우 고수부지 주차장에서 청매실농원 입구까지 1km 남짓한 구간을 운행 하다 보니 1천만원에 달하는 전세 버스 임대비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한편 평가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해 방문객 만족도 조사는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임에도 일부 항목의 만족도는 낮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객들의 방문경험 회수는 1회 방문 비율이 가장 높고 2회 이상의 방문 비율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체류시간은 3시간 정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람기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당일 위주며 행사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다양하다는 점 외에는 예년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상품 만족도는 종류와 품질, 가격 등에서 지난해 보다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매실상품 비율이 가장 높았다. 편의시설로는 주차시설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행사장 인근의 주차 공간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 참석한 축제위원들은 매화문화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통난과 주차 공간 부족에 목소리를 높였다. 서인호 감사는 “제일 큰 문제는 교통대란이다. 고수부지 외 행사 인근인 도사, 금천까지 도로변 주차 공간을 확장해 관광객들이 가고자 하는 위치에 주차하고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면, 셔틀버스 이용과 차량제한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식 교통경비과장은 “남도대교를 통제하다보니 온갖 비난을 교통경찰들이 다 받았다. 도로, 주차장에 대한 불만은 매년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상동 다압면장은 “축제기간 남도대교 차량통제로 민원이 제기됐다. 다압면은 외길이므로 한곳으로 집중시켜 몰리게 하는 것보다 분산 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화문화축제 게시판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축제현장 도로변 정체와 주차, 교통통제에 대한 불만의 글들이 게재되기도 했다. 주차 공간 또한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행사장 인근 동시주차 가능 공간은 매화마을 전용 주차장 300여대, 청매실농원 앞 100여대, 고수부지에 4500~5000대 정도로 이는 모두 소형차를 기준으로 했을 때로 관광버스의 경우 주차대수는 이보다 훨씬 더 적어 갓길주차와 이로 인한 교통 혼잡, 하루 20만명이 몰리는 상황과 매년 늘어나는 차량을 감당할 수 있는 주차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완 매화축제위원회부위원장은 “현재 셔틀버스 운행 1km구간에 즐길거리를 마련, 관광객들을 위한 보행 도로로 만들고 기존 셔틀버스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 순회, 전통불고기 체험 등의 관광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금천~도사지역 가변 주차장과 다압중학교, 초등학교 등에 주차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매화마을 입구 가기전 1만여평 부지와 해돋이 식당 넘어 제방과 861도로 사이 1만여평, 협성공장까지의 부지 수용해 주차장화를 검토중이다. 위 주차장이 마련되면 신월에서 올라오는 차와 남도대교에서 내려오는 차가 어느 정도 원활하게 수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현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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