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에서 재주껏 돈을 번다는 것은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다. 어차피 자본시장에서는 누가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심사이지 윤리나 도덕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자본시장의 생리이기 때문다. 아니, 윤리나 도덕을 들먹이면 오히려 바보취급을 받는 분위기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구든 권력을 잡고 자본을 늘리면 그 다음부터 모든 것은 일사천리가 되고 만다. 똥이 있는 곳에 늘 똥파리가 날아들 듯이 그들 뒤를 봐주는 똥팔이들이 스스로 모여 들기 때문이다.

배아픈 놈이 시기한다고, 현재 초대장관 내정자 15명 가운데 12명이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라고 한다. 그리고 13명은 서울 강남3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으며, 청와대 1급 이상 재산공개대상자 36명 중 17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버블세븐 지역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감히 보통 서민들은 엄두 조차 내지 못할 일이지만 장관내정자들에게는 그게 아무것도 아닌 모양이다.

하긴, CEO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공직자처럼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는 없다고 하는데, 이제 그런 말을 들어도 전혀 흥분이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 동안 그런 일을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도덕적인 내성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지 모른다. 하긴 저들만 탓할 것도 못된다. 이명박 당선자 자신이 이미 부동산 투기로 의혹을 받고 있으니 나머지 사람을 탓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지만 국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며칠 전 취임을 앞둔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을 보면 심각한 수준이다. 취임을 앞둔 역대 대통령이 모두 80%를 넘은 것에 비하면 실로 충격적이다. 현재 이 당선인은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여론조사가 전부는 아니지만, 취임부터 뭔가 아구가 맞지 않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과연 그가 취임하고 사회적인 전반에 어떤 바람이 불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하나같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나 하는 심정이 들 뿐이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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