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시(口卒)啄同時
행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손을 내미는 법
아마 이번주나 다음주 사이에 대부분 학교들이 졸업식을 할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졸업식 만큼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눈물 대신 웃음이 많아졌다는 것이 달라진 모습일 것이다. 사실 예전에는 송사와 답사만 주고 받아도 장내는 울음바다가 되곤 했었다.
아무래도 가난한 생활 속에서 어렵게 공부한 서러움이 북받쳐서 그랬을 것이다. 물론, 졸업은 기초학업을 수료했다는 뜻이지 모든 학업을 끝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니, 졸업과 더불어 본격적인 공부는 시작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결혼식을 마치고 나면 본격적인 결혼생활이 시작되는 이치와 같다.
지금은 지식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한 순간이라도 배움의 끈을 놓게 되면 금방 퇴보하고 만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해서 자신을 연마해야 더 나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진정한 교육은 교과서 보다 현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법이다.
이제 졸업과 동시에 많은 학생들이 또 하나의 갈림길에 설 것이다. 그 중에는 사회생활로 뛰어드는 부류도 있을 것이고 또는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취업문제 때문에 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닐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취업문제는 젊은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통과 의례인 셈이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하게 서두를 것은 없다. 차분하게 자기를 둘러 보고 성찰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그래서 자기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하고 자기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확고하게 준비하는 기간도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우선 취직부터 하고 보자는 식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그렇게 하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후회하는지 모른다. 불가의 화두 중에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어미 닭과 새끼가 동시에 서로를 쪼아야 한다는 뜻이다.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 이라하고, 어미가 밖에서 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이렇게 '줄'과 '탁'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새 생명은 탄생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오려고 부단히 자기 노력을 한다면 세상 어딘가에서 그 소리를 듣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삶이란 역설적이게도 고통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법이다. 아니, 자기 인생의 양탄자는 자기 스스로 깔아야 하는 것이 삶의 이치다. 그래서 행운 마저도 노력하는 자의 편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무튼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맞이하는 모든 졸업생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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