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문화재 다시 점검해야

설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는 날 아침, 가슴을 치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국보 제1호 숭례문(남대문)이 화재로 전소했다는 속보였다.
우리 역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보, 숫자에는 별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그 중 제1호라는 숭례문이 발화한지 5시간 만에 600년의 역사를 마감한 것이다.

문화재청에서는 2005년 낙산사 화재사건 이후 목조로 된 문화재에 화재방지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숭례문은 예산부족으로 순위에서 밀려 차후에 도입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화마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아니 문화재청의 여유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역사의 자존심인 숭례문을 삼켜버린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문화재청과 소방청은 초동대응이 미흡했다고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소방청 소속 공무원은 숭례문의 문화적 가치 때문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그래서 문화재청의 일부훼손허가를 받을 때까지 40분이나 걸렸다고 한다. 문화재청도 언론보도나 전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했고 당연히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어 결정을 지체하다 보니 일부훼손을 결정할 때까지 그만큼의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또한 숭례문의 관리체계도 문제가 됐다. 숭례문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역사를 배우고 아끼자는 취지이므로 좋은 생각이었다.
그러나 개방함으로써 갖는 위험에 대해서는 불감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사람의 출입을 체크하는 감지기와 소화기 8대를 설치하고 야간에 근무하는 직원도 없이 개방을 한 것이다.

작년 2월에 한 청년이 문화재청에 관리체계의 미흡으로 방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관리를 강화할 것을 건의한 바 있었다. 그러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아니 관계공무원이 그 글을 읽었는지도 의문이다. 읽었다 하더라도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대형사고가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은 인력부족, 예산부족, 장비부족이라는 식상한 핑계를 댄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같이 이 전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 이런 핑계보다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책임이 크지 않을까 싶다. 낙산사 화재사고 당시 끝없이 지적됐던 소방체계는 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에도 4개의 국가지정 문화재와 11개의 전남도 지정문화재가 있다.

이 중에는 석탑이나 무형문화재도 있지만 광양향교와 같이 화재에 취약할 수 있는 건축물도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지역 문화재의 화재예방 실태가 어떤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관계기관간의 상호 긴밀한 협조체계가 구축되어 있는지도 확인돼야 할 것이다.
(지역 문화지킴이 회원 일동)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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