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많이 받으라고요?

우리식으로 하면 2월 7일이 새해다. 신년에 이어서 다시 새해 인사를 주고 받는다. 새해 인사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사가 있다면 '복 많이 받으세오' 라는 인사일 것이다. 도대체 그 복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돈많이 벌고 살라는 뜻으로 받아 드린다. 하지만 복이란 사람에 따라 다 다른 법이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지향하는 목표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복이다. 건강을 잃은 자에게는 건강이, 취직을 하지 못하고 지내는 사람에게는 취직이 복인 셈이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한결 같이 호소하고 있다. 기름값은 내리지 않고 있으며 곡물값도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든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오자 마자 주가는 폭락을 하고 우리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다. 물론, 산업구조가 미국 위주로 짜여져 있어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어디 이 뿐인가. 중국이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나서는 바람에 석탄을 사용하는 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현상은 전적으로 우리 나라의 경제구조 시스템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좋은 예다. 그래서 기업들은 늘 살얼음판을 밟는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현실이 이 지경인데도 정당들은 4· 9 총선거에만 눈이 멀어 있고, 심지어 당내 갈등으로 인하여 경제는 안중에도 없다. 이런 일이 하루 이틀 발생한 문제는 아니지만 정말 해도 너무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도 복 많이 받으라고? 항상 죽어나는 것은 서민들이다.

7% 경제 성장이라고?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원이 없겠다. 문제는 그 7%라고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목표를 높이 잡는 것은 좋다.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자꾸만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것도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처럼 높은 성장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 인기 때문이라면 전면 재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만약 현재 모습으로 간다면 5%도 장담을 할 수 없다고 경제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가 헤쳐 나가야 할 현실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고유가에 가계부채의 누적은 눈덩이처럼 불어 나고 있다. 한 마디로 첩첩산중이다. 그런데도 무조건 고성장을 한다고 떠벌리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다. 하긴 이명박 당선인 자신이 경제통이니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는 있겠지만, 현행 경제구조로는 역부족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 기업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지금의 제도 하에서 기업 규제를 풀게 되면 더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의 자본을 잠식할 것이고 문어발식 영업도 다시 고개를 들게 될 것이다. 기업의 생리상 자본을 향한 본능은 아무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엔 윤리도 도덕도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강자만 살아남는 정글의 법치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 경제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기업 성장 위주에서 중소기업이 성장 위주로 나가야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항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