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수 하늘씨앗교회 목사

들썩거리는 곡물가격

곡물값이 많이 올랐다. 그래서 라면이나 빵하나 사 먹는 것도 부담이 된다. 연초부터 물가가 들썩거리며 고공행진을 향한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때를 잘 타는 것 뿐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업체와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다. 누가 손해 보고 장사를 하겠는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1차소비 산업을 너무 우습게 여겼다.

그래서 농촌을 살리고 지키는데 힘을 쏟기 보다는 임시처방에만 몰두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농자천하지말본(農者天下之末本)으로 바뀌었으며 우리 백성을 먹여 살려온 농부(農夫)도 농부(弄夫)로 바뀌고 말았다.

우선은 휴대폰하나 더 팔아야 했고 자동차 한대 더 수출을 하는데 모두가 동의를 하며 팔을 걷어 부쳤다. 그러는 동안 농사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어느 누구만의 잘못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무관심의 결과일 뿐이다.

고사위기에 처한 농촌

지금까지 우리는 앞을 내다보는 정책보다는 우선적인 인기에 영합하는 포풀러니즘 정치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았다.
아직은 내 배가 부르니 우리의 고유한 먹을거리인 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값싼 외국산을 먹으면 간단한 데 뭐 그리 고민을 하느냐면서 오히려 핀잔을 주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다시 농산물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먼 장래에 지금보다 훨씬 비싼 값에 먹을 거리를 사먹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사실 경제 안정은 1차산업이 든든해야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은 경제의 기본수칙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나라는 그런 기본마저 잊은 채 하나 둘 외국산 농산물에 그 자리를 내어 주고 있다.

지금 우리 농촌은 고사위기에 몰려 있다. 간혹 특용작물로 제법 많은 부를 남기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그것은 소수 몇 사람에 불과할 뿐, 거의가 빈농이며 또한 노령인구밖에 없다. 물론, 정부도 이런 문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대안을 제시 하지 못한다는데 더 큰 문제점이 있다. 아니 있다고 해도 예산이 부족하다고 발뺌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수치를 가지고 논할 때가 아니다. 곧 죽어 가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살려놓고 보는 게 도리듯이 일단은 농촌을 살리는 데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안정, 먹을거리에 달려

사실 다른 것은 양보해도 먹을거리는 양보해선 안된다. 생각해 보라. 배고프면 컴퓨터를 씹어 먹겠는가. 그럴 순 없다. 일단은 밥을 먹어야 한다. 제아무리 첨단기술이 발달해도 주식만큼은 스스로 자급하는 능력이 있어야 경제도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이제 이명박 정부에게 기대를 해 본다. 적어도 배고픈 시절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농촌의 현실에 팔을 걷어붙이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경제란 다름아닌, 잘먹고 잘사는 문제가 아닌가. 지금 세계는 다시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중이다.

아니, 어렵게 설명할 것 없다. 힘의 경쟁을 통해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것이 그 기본 취지다. 약한 나라는 결코 인정사정 봐 주지 않겠다는 약육강식이 신자유주의의 기본 이념이다.

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농업을 키우고 스스로 대항력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 경제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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