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철
대신증권 광양지점장

주가 상승흐름은 계속 될 듯
부자가 되고 싶은 모든 이의 소망을 담은 戊子年(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2007년 작년 한해 국내 증시는 적립식 펀드 열풍 속에 2천 포인트 돌파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재테크 감각에 뛰어난 사람들은 증시에 직·간접 투자로 인해 100% 가까운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5%대 은행권 이자에 만족해야만 했다.
올 한해 주식시장은 2007년과 달리 다소 버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이익에 대한 성급한 기대를 버려야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 증권사는 2008년 戊子年(무자년) 주식시장의 사자성어를 ‘欲速不達(욕속부달)’로 제시하며 “빨리 작은 이익을 탐하기보다는 느긋하게 큰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적인 위험요소로 작년과 같은 폭발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서프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릴린치는 미국 경제가 전년대비 1.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장 컨센서스인 2.1%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이 외에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험이라든가 신흥시장 주가 버블 논쟁,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 등은 2008년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국내외적인 악재속에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장가치주에 접근
지난해 국내기업의 4분기 실적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상승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 시장의 구조적 진전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7% 경제성장률을 감안한다면 신정부 출범 기대감은 올 한해 증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산분리 및 부동산규제완화, 대운하건설 등 신정부가 내걸었던 공약에 건설업을 선두로 관련 수혜 업종들이 년초부터 이미 들썩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미국 서브 프라임 관련 신용위기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자금수혈 공조 및 아시아권으로 대변되는 국부펀드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어 자금경색은 점진적인 해소국면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미국 경제의 침체를 상쇄할 중국 및 인도 신흥시장의 성장 스토리가 이어져 글로벌 증시의 견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돼 2007년 증시에서 소외됐던 IT, 자동차, 은행업종 등의 회복이 기대된다.
국·내외적인 변수들로 인해 변동성이 큰 2008년도 증시가 되겠지만 진정한 가치주들의 상승세가 예상되므로 실적과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 된 성장가치주에 대한 접근만이 수익을 낼 수 있다. 조급한 마음으로 분위기에 휩쓸려 小貪大失(소탐대실)하기보다는 펀더멘털과 실적을 겸비한 성장가치주에 투자하며 느긋하게 기다린다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미국
글로벌 헤게모니를 장악한 국가는 정치와 경제라는 두 바퀴를 축으로 탄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군사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해석이 선행하고 나면 필연적으로 대규모 자본이동이 후행하여 권력이동 프로세스에 마침표를 찍어 주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는 군사력보다는 경제력이 헤게모니 장악에 있어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가져왔다. 21세기 상황은 윤리적 맥락에서 헤게모니를 잃은 미국이 자연스럽게 연성권력을 잃어가고 있고 향후에는 글로벌 불균형의 심화와 함께 미국이 경제 군사적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경성권력도 잃을 것임이 자명하다.
팍스아메리카나의 영광이 빛을 잃을 기미를 보이자 이 틈새를 비집고 아시아권의 국부펀드들이 속속 자기들의 설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대한민국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대한민국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은 미 국채가 차지하고 있다. 국부펀드 규모도 ADIA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펀드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배당이나 시세차익과 같은 소극적 의미의 투자행위에 불과하다.
축적된 자금력이 상당 규모까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가 금융 기업가정신을 압박하고 있다. 구한말 쇄국정책보다 더 심각한 금융 족새가 채워져 있는 셈이다. 어서 빨리 토종 금융기관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민간금융자본이 성장해 세계 시장을 호령하기까지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 성공여부도 불투명하다.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에는 글로벌 M&A를 통해 금융권력을 장악하는 것이 더 빠르고 비용이 덜 드는 선택이다.
즉 두 가지 시도를 병행해야 한다. 하루빨리 국부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금융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세계적 금융기업의 지분을 인수해야 하며 동시에 토종 금융기관의 성장도 뒷받침해야 한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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