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 광양경제신문사가 첫 돌을 맞는다.

한 살 생일을 맞는 광양경제신문,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나이지만 독자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특집 기사를 찾아 나섰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지만 모르고 지내는 우리들의 이웃, 따뜻한 사람과 진실한 사람들,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땀으로 얼룩진 일상 이야기를 들어보자.

광양제철소 선강정비부장 최동익씨

만산홍엽(滿山紅葉),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드는 완연한 가을, 숲 그늘마저도 물들여 버릴듯한 붉은 가을의 웃음을 웃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최동익 선강정비부장을 만났다.

화사한 웃음의 비결,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당신은 왜 족구를 하십니까?

“족구장 앞을 지나다가 시끌벅쩍하게 웃으며 족구를 즐기는 분들에게‘왜 족구를 하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냥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족구가 얼마나 재밌다고요’하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재미있게 하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최동익 부장은 즐겁게 일하는 방식은 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웃으면 내 떡이 커보인다!

“제가 86년 1월에 입사를 했습니다.

벌써 22년째지요.

세월이 이처럼 빠른데 화를 내며 살 필요가 있겠습니까?

될 수 있으면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야죠”

자기 일은 힘들다고 여기는 것이 어쩌면 보통 사람이 사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경주에서 챔피언페스티벌을 한 적이 있었는데,‘포스코에서 나는 00이다’라는 문제가 주어졌습니다.

‘포스코에서 나는 김밥 안에 단무지다’ 라고 했지요.

세상에 많은 사람 중 가장 짭짤한 간이 되는 존재가 바로 나인 것이죠”

권위보다는 유머를, 인정받기보다는 먼저 다가서려는 그의 이러한 모습은 부서내 개그맨이라는 소문까지 낳았다.

Global No.1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 완성

“포스코인의 이미지에 걸맞은 내가 되려고 합니다.

제 모든 행동이 포스코의 얼굴이잖아요.

저희 어머님 또한 포스코 방송이나 신문에 제 얼굴이 나오면 전화를 하세요.

포스코가 마치 아들의 회사인 것 마냥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얘기하는 주인의식은 어쩌면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와야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말만큼 쉽지 않은 것 또한 주인의식이니, 업무에서의 스트레스를 즐거움으로 희석시키는 것이 그의 재주가 아닐까 싶었다.

특히 자동차강판 전문제철소로서 세계 자동자강판 시장을 선점하는 세계초일류 제철소로의 또 다른 도약을 시작한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주인의식은 기업의 변화와 혁신의 든든한 디딤돌이 된다. 즉, 개인의 경쟁력이 기업의 생명력이 될 테니 말이다.

밤낮도 휴일도 없는 그야말로 24시간 대기조, 정비업무, 그리고 그 속에 22년째 넉넉한 휴가는 커녕, 올 추석연휴도 챙기지 못한 그였다.

게다가 그가 스스로에게 내린 또 하나의 숙제는 바로 460여명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

“올 연말까지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하면 제가 술을 사겠다고 장담을 했어요”

직원들이 소외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 이는 가족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인생 최고의 가치는 가족, 그리고 인연

“출근할 때 아내의 따뜻한 배웅이 남자들의 기를 살려주듯, 남편도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돼요”

그와 아내의 만남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러니 너무 편한 나머지 때로는 고마움도 잊고 살기 마련.

가족과 여행을 갈 여유도 없이 살아온 지난 날들이 아쉽고 미안해져 늘 직원들에게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부추기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의 최고 가치는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테니스를 즐기죠”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테니스.

경력으로 보면 프로 급이어야 마땅하지만 그에게 실력만큼 소중한 재산은 직책, 그리고 업무를 벗어난 사람들과의 인연에 있다고 했다.

그러니 인생의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를 장식할 광양제철소연합회 테니스회장직은 그에게 놓칠 수 없는 인연의 선물이었다.

말 한마디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역할는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를 만나며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는 똑똑한 사람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경심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